요즘 자주 내리는 폭설로 고생을 하신 분들이 많을 줄 압니다. 지난 주말도 그러더니만, 이번 주에도 눈이 많이 온다는 소식에 심란해지더군요. 일주일 내내 일기예보를 수시로 들여다보며, 혹시 예배를 취소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싶어 생각이 많았습니다.
처음 이민 목회를 시작할 때만해도, 눈이 조금 왔다고 예배를 취소하는 미국 교회들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해병대 군목을 끝낸 직후여서 더 그랬습니다. 군대에서도 폭설을 많이 경험했습니다. 폭설로 차량운행을 통제하라는 명령 때문에, 주일에 종교활동(군대용어)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종종 있었습니다. 제가 속으로 그랬습니다. “눈 온다고 전투 안 하나?” 물론 사고를 예방하려는 조치인 것은 잘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예배를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었습니다. 무식한 군목 덕분에 지휘관 집사님들이 지프차에 대원들을 가득(?) 태워와 예배하곤 했던 기억이 납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는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어쩔 수 있는 경우에는 포기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따라 하다 교통사고가 나서 시험 들면 안될 일이니, 감당할만한 믿음의 분량만큼 하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눈이 온다는 시간과 적설량이 거의 정확하게 예보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과학의 도움이 아니더라도, 어깨나 무릎이 쑤시고 아프면, ‘비가 오려나’ 하시던 어르신들의 감지(?) 능력도 일기를 미리 알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문제는 우리가 하늘의 기운을 분별하면서도, 이 시대를 분변치 못하는 데 있습니다. 주님도 그러셨지요. “구름이 서에서 일어남을 보면 곧 말하기를 소나기가 오리라 하나니 과연 그러하고 남풍이 붊을 보면 말하기를 심히 더우리라 하나니 과연 그러하니라. 너희가 천지의 기상은 분별할 줄을 알면서 어찌 이 시대는 분변치 못하느냐” (눅12:54-56). 한 없이 내리는 창 밖의 눈을 보면서, 이 시대를 분별하는 시간을 잠시라도 가져보면 좋겠습니다.